메타 스케일AI, 수조 원대 초대형 AI 투자 배경과 파장

빅테크 메타, AI 데이터 강자 스케일AI에 수십억 달러 투자 검토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케일AI(Scale AI)에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025년 6월 8일(현지시간), 메타가 스케일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투자 규모가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규모는 메타가 외부 민간 기업에 단행하는 투자 중 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는 “거래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 투자가 성사된다면 메타의 AI 전략에 있어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케일AI는 어떤 기업인가?

스케일AI는 2016년 중국계 미국인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과 루시 궈(Lucy Guo)가 공동 창업한 회사로,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을 전문으로 한다. 데이터 라벨링이란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방대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작업으로, AI의 정확도를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현재 스케일AI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주요 기술 기업들과 협력 중이며, 특히 자율주행, 국방,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매출이 8억7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가치도 2024년 140억 달러에서 최근 250억 달러로 상승하며 유니콘 기업 중에서도 돋보이는 존재로 부상 중이다.

메타의 투자 목적: AI 독자 생태계 구축

메타는 이미 자사 AI 언어모델 ‘라마(LLaMA)’를 중심으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라마를 ‘오픈소스 기반의 업계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2025년 한 해에만 최대 650억 달러를 AI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케일AI는 메타의 AI 전략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존재다. AI의 핵심은 결국 데이터의 양과 질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고품질 데이터 라벨링 역량을 보유한 스케일AI에 대한 투자는, 메타가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방위산업 AI 기술 협력 가능성도 주목

스케일AI는 최근 미국 국방부 및 정부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자율 드론, 군사 정보 해석, 실시간 영상 분석 등 국방용 AI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도 ‘디펜스 AI’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메타가 이번 투자를 통해 국방 AI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두 회사 모두 방위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번 협력이 해당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패권 경쟁 가속화…메타의 승부수

메타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전략적 파트너십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구글, 오픈AI, 엔비디아 등과의 글로벌 AI 주도권 다툼에서 더 이상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메타는 2023년 이후 AI 관련 인프라, 서버,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왔다. 라마를 비롯한 자사 모델의 성능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스케일AI는 그 부분을 가장 정교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업체로 평가된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성사될 경우, 메타는 AI 학습 인프라와 모델 성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어 단기적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과제: 규제와 국방 보안 이슈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둘러싼 윤리적·법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국방 AI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가 민간 빅테크 기업과 공유될 경우, 보안 이슈나 국제적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AI 데이터 독점 우려, 정보 편향성, 경쟁 제한 문제 등도 주요 규제 당국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메타는 기술적 도약뿐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균형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게임에 돌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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