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휴 트리하우스, 서울 도심 속 호텔급 자연휴양림의 탄생

도심 속에서 만나는 진짜 숲

서울 노원구 수락산 자락, 동막골 깊은 곳에 자리한 자연휴양림 ‘수락휴’는 “모든 것은 숲으로부터 온다”는 글귀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불암산역에서 버스로 불과 몇 분 거리지만, 단 하나의 아파트 지붕도 보이지 않는 깊고 고요한 숲 속이다. 서울 최초의 도심형 자연휴양림인 수락휴는 단순한 휴양 공간을 넘어, 도심 속에서 온전한 쉼을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간으로 탄생했다.

호텔 리셉션 같은 방문자 센터

수락휴의 첫 인상은 기존 자연휴양림과 확연히 다르다. 곡선 지붕의 방문자 센터 본동은 고급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하며, 울진 금강송으로 만든 긴 테이블, 대여 가능한 책과 보드게임, LP판이 비치된 공간은 이용객에게 차분한 여유를 선사한다. 웰컴 드링크를 제공하는 카페와 통유리 너머로 이어지는 식당과 마당은 ‘자연 속 고급 리조트’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방 안에는 TV 대신 LP플레이어와 마샬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LP판을 올리면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천창으로는 수락산의 별이 보인다. 침대에 누워 별을 보며 잠들고, 아침 햇살로 눈을 뜰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공간은 도시의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특별한 하루를 선사한다.

트리하우스, 숲속 아지트의 로망

수락휴의 백미는 단연 트리하우스다. 14m 높이에 떠 있는 이 구조물은 철골 기둥 위에 세워졌지만, 외관은 동화 속 숲속 아지트를 연상시킨다. 2~3층 높이의 계단을 오르면 도착하는 베란다에서는 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객실 내부는 천창과 통창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숲 속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락방 침대와 천장을 향한 침실 구조는 어린 시절의 로망을 자극한다. 실제로 객실은 내진설계가 적용되어 있으며, 많은 방문객이 몰려도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리하우스의 객실 이름도 ‘초록빛 오후’, ‘밤하늘을 날아서’처럼 시적인 감성을 담아 지었다.

제철 음식이 주는 건강한 식사

객실 내 취식은 금지되어 있지만, 식사에 대한 걱정은 없다. 수락휴 내 식당 ‘씨즌 서울’은 요리연구가 홍신애가 운영하는 곳으로, 전국 농장에서 들여온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제철 밥상을 제공한다. 제주 토종 돼지 제육볶음 정식, 자연재배 쌈채소 등은 식어도 맛이 유지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아침 7시부터 조식이 제공되며, 늦은 밤에는 밤참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바베큐 위주의 기존 자연휴양림과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다. 홍신애는 “쉼을 위한 공간엔 제대로 된 밥상이 꼭 필요하다”며 건강한 식재료로 구성된 식사를 강조한다.

숲에서의 하루를 위한 세심한 배려

객실의 침구는 강릉의 한 5성급 호텔에서 사용되는 제품을 그대로 사용했고, 고급 원목 가구와 간접조명, 널찍한 화장실까지 모든 공간이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일회용품은 비치하지 않으며, 수건도 개별 준비가 필요하다. 헤어드라이어, 커피포트 등은 고급 브랜드 제품을 배치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숙박객을 위한 벙커 침대, 이층 침대 구성도 마련돼 있으며, 무장애 설계가 적용된 객실도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요소가 숲과 어우러지는 조화 속에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수락휴의 시작과 향후 계획

수락휴는 2018년 노원구청장이 동막골 사찰에서 스님의 제안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산림청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국비 43억, 시비 33억, 구비 110억 등 총 231억원이 투입됐다. 운영은 전문 호텔리어가 총괄하며, 객실의 절반은 노원구민 우선 예약이 가능하다.

숙박 예약은 산림청 ‘숲나들이’ 사이트에서 가능하며, 성수기 기준으로 4인실은 15만원, 트리하우스는 25만원이다. 호텔급 서비스를 갖췄지만, 가격은 국립자연휴양림의 110% 수준으로 책정되었다.

향후 유아숲체험원 리모델링, 무장애 숲길 조성, 산림치유센터 개장 등의 계획도 진행 중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차를 오래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 안에서 자연과 함께 온전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수락휴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관련 정보:

1. 노원구청 수락휴 공식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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